난 너 죽이려는게 아니야. 예뻐해주고싶은거지.

 



🌥감금물, 종교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입니다..불편하다면 미안합니다..
🌥18년도 글이라 빻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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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을 지키며 언제나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아멘"

아무도없는 조용한 교회안. 지성이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곧이어 발자국소리가 교회안을 울렸다.

지성은 교회 뒤쪽 자그마한 컨테이너박스의 문을 열었다.

"성운아, 나 기다렸어?"

성운이 움찔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안대를 끼고 양팔이 천장에 묶인채 입에는 고정장치를 한 성운의 모습에 지성은 눈이 휘도록 미소지었다. 무릎을 꿇은지 오랜시간이 지나서 빨개진 무릎에 생채기와 멍이 가득했지만 지성에겐 그마저도 아름다워보였다.

침이 흐르는 입에서 공모양의 고정장치를 빼내자 성운은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기침을 거세게 했다. 그 벌어진 붉은 입술이 탐스러워 지성은 성운의 입술을 매만졌다.

"혹시 말하는법 까먹은건 아니지?"

"신부님..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아니지. 그런 말하라고 풀어준게 아니잖아? 다시 한번 물어볼게. 이때까지 나를 기다린거니?"

성운이 조용히 숨을 죽였다. 뭐라고 대답해야 이 사람의 비위를 맞출수 있을까. 사실 답은 하나인것을 성운은 알았다.

그에게 복종하는 것.

"네.."

옳지, 우리 성운이 착하구나. 나즈막히 들리는 목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성운은 자신의 잘못이 뭔지 생각했다. 제 잘못이라고는 단지 자신에게만 특별하게 다정하고 부드럽게 웃어주시는 신부님을 잘 따랐을뿐이었다. 성운은 지성의 발자국소리를 경계하며 보이지않는 눈 앞을 상상하려 애썼다.

지성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겉옷을 단정히 개어 옷장에 넣었다.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자신에게 비는 모습을 구경하는것도 나쁘지않다는 생각을 하며 지성은 천천히 침대에 앉아 성운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어딜까, 나의 부모님은, 나의 여동생은, 나의 친구들은, 어디에 있는거지, 모두가 나를 걱정할텐데, 아니 그것보다, 지금 나의 위치는,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조각조각 떠다니는 생각이 얽혀 생각을 멈췄을땐 눈물이 났다.

"성운아, 왜 울어. 나 보고싶어? 안대 풀어줄까?"

"신부님.."

"응, 왜?"

"살려주세요.."

안대가 순식간에 벗겨짐과 동시에 마찰음이 공간을 크게 울렸다. 성운은 눈이부셔 눈을 채 뜨지도 못한채 뺨을 맞고 고개가 빠르게 돌아갔다. 성운은 눈을 감고 그저 그 자세 그대로 멈추고 덜덜 떨었다. 아, 이런 모습의 신부님은 아주 낯설고 싫었다.

"한번만 더 살려달라고 해봐 성운아. 그때는 이정도로 안끝나니까. 난 너 죽이려는게 아니야."

예뻐해주고싶은거지. 지성은 빨갛게 부어오르는 성운의 뺨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나의 하성운. 드디어 나만이 만질 수 있고 사랑을 줄 수 있다. 지성은 희열에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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